19/20 시즌 소시에다드 이야기
19/20시즌 소시에다드 이야기는, 몬레알이 도착하고 이야라멘디가 공교롭게 부상을 당하면서 시작합니다. 이야라멘디의 폼은 복귀 이후 상승폭을 보이다가 급작스럽게 하락하기 시작했고 두 번의 부상 때문에 이제는 뭐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몸 상태가 되면서 소시에다드에게는 아주 골치아픈 사안이 되었어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 시즌에 이미 이야라멘디의 큰 부상을 겪어봤던지라 팀적으로 나름의 대책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겠죠. 이 시기에 소시에다드는 기존의 4-3-3과 메리노와 사냘리를 돌려가며 4-2-3-1정도에 쌩뚱맞은 전술 몇 개정도를 사용했었는데 시즌 막판에 다다르면서 4-2-3-1을 사용했을 때 메리노의 폼도 쑥쑥 올라가며 올 시즌 또 다시 이야라멘디가 부상을 당했을 때 지체없이 4-2-3-1을 사용합니다.
아시다시피 효과는 발군이었죠. 그리고 이러한 효과를 톡톡히 발휘할 수 있게 해준 선수가 오야르사발이었습니다. 오야르사발은 언제나 소시에다드가 팀적인 변화를 가져갈 때 가장 먼저 이에 적응하고 그에 맞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인데 이번 시즌도 똑같았어요. 메리노의 활동 반경이 외데고르 때문에 바뀌었고 이로인해 자칫 붕 떠버릴 수 있었던 메리노가 별 탈없이 볼란테의 좌측 자리에서 적응을 마치면서 소시지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이어집니다.
외데고르의 퍼포먼스가 부상 이후 조금씩 하락세를 겪을 때에도 메리노는 건재했습니다. 소시지는 오야르사발과 포르투, 그리고 깜짝 활약을 보여준 야누자이의 힘으로 기세를 이어가죠. 언뜻보면 외데고르의 평이 자칫 낮게 책정된 것 같아 보일 수 있는데 그가 보여준 리그 중반까지의 활약은 실로 대단하긴 했습니다.
우측면 하프스페이스쪽에서라면 어떠한 상황에서 볼을 잡든 이 것을 박스 안 쪽으로 보낼 수 있었고 직접 골문을 겨냥할 수 있는 선수였으니까요. 도저히 왼발로 우겨넣을 수 없는 위치에서도 한 두 번의 볼터치를 더 가져가면서 가능케 했던 게 중반까지의 외데고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포르투와의 합이 기막힐 수밖에 없었던 것이 포르투는 정지된 상황에서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하거나 내지르는 힘이 대단하기 때문이었겠죠. 어떤 상황에서라도 볼을 좀 더 쉽게 받아갈 수 있었던 겁니다. 물론 그 후속 동작들에 있어서 포르투가 좀 아쉬운 선수기는 했다만.
근데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외데고르의 리그 중단 전 퍼포먼스는 초중반에 비하면 꽤 초라했습니다. 오야르사발의 우측면 사용이 증가하기 시작하고, 메리노가 보다 전진하기 시작했던 시점이 외데고르 부상 이후인데 갈수록 더 빈도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지는 않았어요. 대부분의 이유는 외데고르의 파괴력 약화 때문이었고. 제가 소시지 글 쓸 때마다 결국 4-3-3 위주로 돌리게 될 것이다라고 했던 이유도 이에 기인합니다. 외데고르가 부상 이후 가진 킥이나 박스 안 쪽을 보는 시야 자체는 뭐 그렇게 큰 변화가 없었는데 템포가 지체되었을 경우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되면서 극단적으로 우측면을 많이 쓰기도 했던 소시에다드가 좌-우 밸런스에 있어 차이가 없어진다든지 내지는 아예 좌측면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기도 했으니까요.
대표적인 경기가 vs 발렌시아전이겠죠.
뭐 혹자는 애초에 4-2-3-1이 아니지 않냐! 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이 팀이 왜 4-2-3-1에 대한 회의를 드러내고 4-3-3을 택했을까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외데고르가 초중반만큼 활약하지 못했으니까요.
수비쪽 이야기는 스킵하겠습니다. 몬레알 정도 빼면 뭐 딱히 짚을 만한 껀덕지도 없을 뿐더러 짚어봤자 그냥 뻔한 이야기만 반복하게 될 거라서. 스트라이커 얘기로 넘어가면, 원래 소시지의 주전 스트라이커는 주제였고 주제가 가지는 영향력은 상당했어요. 비단 골 뿐만 아니라 종적으로 활약해주며 전방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선수였습니다. 근데 올 시즌은 외데고르가 있으니까 뭐 이런 종적인 영향이 있으면야 좋겠다만 그렇게까지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거. 그래서 이삭이 당장 자리를 차지했을 때에 막 엄청난 공백이 보인다거나 이런 게 없었던 겁니다. 의외로 이삭이 주제가 해주던 걸 못하지도 않았고.
메리노랑 오야르사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얘네는 올 시즌 소시에다드의 기둥입니다. 외데고르를 꼽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외데고르가 그만한 활약을 하게 해준 선수도 이 선수들이고 그에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친, 아니 오야르사발 같은 경우엔 오히려 전방위 적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해줄 수 있겠죠. 메리노 역시 지난 시즌과는 거의 정 반대되는 활동 반경임에도 불구하고 더욱이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며 한 단계 업된 모습을 보여주었구요.
마지막으로 포르투와 야누자이. 포르투는 지로나 때부터 엄청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의외성 측면에서는 두각을 나타낸 선수이고 이게 외데고르와 시너지를 이루며 상당히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골문 앞에서 조금만 더 세밀한 플레이가 가능하면야 좋겠다만 그게 되는 선수였으면 이 정도 인지도에 그치지 않았겠죠. 야누자이는 부상으로 골머리를 좀 썩고 폼이 떨어져있는 상태였다가 중단 전에 살짝 살아났습니다. 그야말로 깜짝 활약 정도.
수벨디아라든지 게바라 잘두아 정도 더 말해보고는 싶었는데 애당초 제가 쓰고자 하는 방향이랑 너무 달라서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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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커뮤니티에 업로드했던 글이긴 한데, 오늘 업로드 할 소시에다드 글에 링크가 좀 필요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