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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FC] 맨체스터시티, 그리고 로빈 고젠스

디팔티 2021. 3. 15. 16:46

고젠스의 링크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는데, 펩이 아예 다른 틀을 생각하지 않는 한 상상하기가 좀 어렵네요. 고젠스는 정말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고 좋은 선수임에는 맞지만 범용성이 뛰어난 선수는 아닙니다. 선수 개인의 반경이나 활약할 수 있는 영역과는 별개로 활용도가 명확해요. 되려 고젠스는 꽤 많은 지역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선수구요.

가스페리니는 이런 명확한 선수를 좋아합니다. 필드 내에 다재다능한 선수는 한 두 명이면 족하고, 나머지 인원들에게 최적의 상황을 부여해 팀적 반등을 노리는 것, 그 것이 가스페리니의 철학입니다. 하테보어, 고젠스, 콘티, 스피나쫄라 등 윙백들에게는 이 철학이 더 철저하게 적용되었죠. 

고젠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함은 볼이 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 이걸 꽤 퀄리티있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가 더 더 전방으로 배치되는 이유기도 하구요. 이 선수가 가진 테크닉 자체가 유려하다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만 적은 터치수로 최상의 결과를 뽑아내는 데에는 특화되어있어요. 스프린트를 하는 도중에 볼을 처리하는 능력은 정말 상당합니다. 세리에 팬들이라면 이 선수가 원터치로 플레이하는 장면을 자주 보셨을 거에요. 

아탈란타라는 팀의 특성상 윙백이 낮은 위치에서 볼 받는 일은 그다지 없습니다. 나와서는 안 되는 상황이에요 대부분. 그렇기 때문에 고젠스는 최대한 전방을 바라보며 경기에 임하고 그라운드의 빈 공간을 향해 뜁니다. 이 움직임이 제대로 녹아들어있고 앞서 말한 볼 처리 능력까지 더해지면서 그의 가치가 올라간 것이죠. 볼을 최대한 오래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 스피나쫄라와는 반대되는 성향이고, 아탈란타가 점점 볼을 앞으로 일단 보내놓고 후속 동작에 신경쓰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최근 파푸의 이적으로 더 가속화되고 있죠.

박스 근처로 가면서 반경이 확 넓어지는 모습인데, 저 지역으로 들어서면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습니다 고젠스는.

제가 글의 서두에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한 건, 이 선수가 낮은 위치에서 볼 터치수를 많이 가져가게 될 때의 기대값이 거의 없다는 것 때문입니다. 현 소속팀에서도 자기 진영에서 볼을 받고자 할 때는 특히 더 측면에 치우치곤 하는데 팀 컨셉 자체가 중앙 미드필더들에게 횡으로의 움직임을 많이 요구한다고는 하나 고젠스 자체적으로도 이 부분에서는 기대할 게 없기도 합니다. 볼을 잘 다루는 편은 아니고, 정적인 상황에서 역시 선택지가 뻔해요. 시티의 현 플랜에서 이런 선수가 진첸코 자리로 들어가는 건 글쎄요, 생각하기 좀 힘드네요.

아예 다르게, 지난 풀럼 경기의 멘디처럼 쓴다면 기용 가능성이 있겠지만 굳이 밸런스가 잘 맞춰져있는 지금 틀에서 변화를 가져가야하나 싶어요. 고젠스가 들어온다면 라포르테의 기용이 강제적으로 이뤄져야할 건데 이 것도 맘에 안 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