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FC] 맨체스터 시티 VS 도르트문트, 전반전 코멘트
오늘 펩이 추구한 목표는 아주 간단합니다. KDB의 몸만 전방으로 돌려놓자 였죠. KDB의 폼이 회복된 이상 그가 전방을 바라보았을 때의 파괴력은 상당할테니까요. 전방으로 쇄도하는 움직임이 모든 선수들에게 탑재된 시티에게 이보다 좋은 환경은 없을 겁니다.
도르트문트가 취했던 스탠스는 명확했습니다. 하프라인부근에서 볼을 쉽게 다룰 수 없게끔 각 지역의 선수들이 피드백을 들어갔고, 초반에 보면 시티가 이거에 애를 좀 먹어요. 볼은 측면으로 밖에 돌지를 못하고, 도르트문트가 이를 컴팩트하게 대응하면 시티의 볼은 다시 자신들의 골문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들이 초래합니다. 이건 확실히 문제가 있었어요.
포덴은 이런 환경에서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구요. 오늘 KDB가 매우 잘한 것과는 별개로 포덴은 거의 베스트급 활약을 펼칩니다. 워낙 직선적으로 뛰어주는 데에 능한 선수였고 킥 자체도 빠르게 들어갈 수 있다보니 이번 경기의 상황과 아주 잘 맞아떨어집니다.
오늘 시티 선수들은 볼 탈취 이후 빠르게 빈 공간으로 달리면서 KDB가 전방을 바라본 상태로 많은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게끔 플레이를 하는데 이런 장면에서 가장 위력적인 건 포덴이거든요. 대각선으로 뛰어서 스텝이 꼬일 일도 없고 자기 주발에만 제대로 볼이 안착하면 퀄리티가 보장된 상태로 박스에 볼을 투입합니다.
그리고 두번째가 볼을 띄워 멀리 보냈을 때인데, 볼을 띄운다는 게 무작정 키 큰 선수의 머리만 보고 들어가는 건 아닙니다. 볼을 띄우고 경합이 일어난 이후의 상황을 노리는 경우가 대개 더 많아요. 포덴은 한 발자국 더 빠르게 상대 뒷선으로 파고들어 경합을 유도하고 포백 앞 쪽 공간의 빈 틈을 만들어내구요.
각각 기회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귄, KDB가 저런 식으로 볼을 잡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유의미합니다. 상대 지역에서 수적 동등 상태 아니면 그 이상을 뽑아낼 수 있으니까요. 거기다 쇄도하는 선수들 때문에 수비수들의 시선처리도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도르트문트 입장에선 포덴 쪽으로 생각해야할 것이 측면에서의 속도전과 경합 이후 상황인데, 이 두 가지를 제공한다는 게 팀적으로 얼마나 좋은 건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구요.
우측에서는 베르나르두 실바와 마레즈가 번갈아가며 측면 폭을 설정하고, KDB가 상대 수비수를 한 차례 묶어두면서 공격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시티의 측면 전개지만 일단 시티는 귄 - 칸 - 포 에 KDB까지 가세하는 좌측라인을 메인으로 쓸 수밖에 없었어요. 올 시즌 내내 로테이션 경기가 아니면 그랬구요. 때문에 저런 식으로 우 -> 좌 로 전환할 수 있는 껀덕지를 마련하는 게 베스트였습니다.
물론 도르트문트도 이를 의식하고 측면 고립에 있어서 계속 컴팩트하게 붙어댔기 때문에 유효타는 많이 나오진 않았어요. 애당초 이 쪽 지역은 미끼로 활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돌문도 근데 꽤 잘하네요. 시티가 볼을 쥐고 있지 않을 때의 상황은 솔직히 좀 처참했어요. 상대가 리스크 와 리턴을 동반한 선택을 자주 하는데, 돌문입장에선 리턴값이 더 많은 그런 전반이었습니다. 대형은 좁아지고 그걸 역이용하는 장면이 나오고. 시티 최근 경기들 중에 맨유 경기보다도 불안해요.